1970년대 8․3 긴급경제조치란?

0
438

1970년대 접어들면서 주요 선진국의 경기침체,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영향과 고도성장에 따른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우리 경제는 불황국면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고도 성장과정에서 파생된 기업 재무구조의 악화, 고물가와 고환율의 악순환, 사금융의 팽창, 국제 경쟁력의 약화 등 구조적 취약점이 표출되면서 1971년 하반기부터 경기불황이 심화되었다. 1972년 2월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한 당면 경제정책’을 발표한데 이어 4월에는 ‘물가·경기 및 국제수지 대책’을 발표하는 등 재정지출과 금융공급 확대에 나섰으나 문제 해결에 역부족이었다.

1972년 8월 2일 정부는 기업의 채무원리금 상환부담 경감,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안정화 도모를 위하여 ‘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관한 긴급명령’(이하 “8·3조치”)을 발표하고, 8월 3일부터 동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기업이 보유한 모든 사채를 관할 세무서 또는 금융기관에 신고토록 하고 신고된 사채는 이자율을 연 16.2%로 인하하여 3년 거치 5년 분할 상환하도록 채권채무를 조정하였다. 또한 금융기관이 특별금융채권을 발행하여 조성된 2,000억원의 자금으로 기업의 단기대출금 잔액의 30%를 연리 8%, 3년 거치 5년 분할상환 조건의 장기 저리대출로 대환하였다.

정부가 중소기업 신용보증기금 및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에 각 10억원씩 출연하고, 각 금융기관은 향후 5년간 대출금액의 0.5%를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도록 하였다. 한국산업은행에 산업합리화 자금을 설치하고 기업에 장기 저리자금을 공급하고 고정 설비투자에 대한 감가상각 할증율을 30%에서 40~80%로 인상하였다.

이 외에도 법인세 및 소득세의 투자공제율을 상향조정(6%→10%)하는 등의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내국세 총액의 일정비율로 고정되어 있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법정 교부금을 폐지하여 재정의 탄력적 운용을 도모하였다.

아울러 8·3조치의 효율적인 시행을 위한 후속조치로서 정부는 ‘5개항의 당면 경제정책’을 발표하는데, 금융기관 금리의 대폭 인하, 환율 안정, 공공요금의 인상 억제, 물가상승율 연 3% 내외 억제, 긴축예산 편성 등의 강력한 경제안정 시책의 병행 추진을 담고 있었다.

8·3조치는 우리 금융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사금융시장을 제도금융으로 유도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동시에 기업구조의 획기적 개선, 물가안정기반의 강화, 기업의 대외경쟁력 제고 등이 촉진되었다. 기업에 특별 금융지원 혜택을 부여하여 그동안 누적된 기업의 악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투자활동 및 고용증대를 창출하는 한편 사채 조정 및 금리 인하를 통하여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을 제거하였다.

또한 기업이 고리사채에 의존하는 악습을 종식시키고 건전한 재무구조를 통하여 기업가 정신을 형성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8·3조치는 자유 시장경제 체계 하에서 정부가 시장왜곡을 바로 잡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일부 사채권자들에게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이후 경기변동 과정에서 경기 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