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전후의 경영해고 문제

0
405

(1) 개요

근로기준법 제24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①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②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사용자는 제1항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규모 이상의 인원을 해고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후단을 보면,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하는 소위 간주규정이 있다. 이 후단 규정의 입법 이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즉 정리해고에 관한 법제의 정비는 기업의 구조조정의 원활화와 이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용조정의 요건과 절차의 명확화를 통한 사용자의 무분별한 해고방지 및 노동시장의 유연성제고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제2문 상의 기업의 인수·합병시 경영상 해고를 할 수 있는지 논란이 많기 때문에 법률관계의 명확화를 위하여 동조를 신설하였다고 한다.

(2) 합병에 기한 경영해고 규정의 입법 목적

1) 경영의 긴박한 어려움에 대한 사법적 판단 명확화

기업변동 시 ‘경영해고’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 후단의 독자적인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에 대하여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대한 요건을 완화하여 기업변동의 효과 및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제시된 바 있다.

사실 경영해고제도를 처음 우리 근로기준법에 명시한 1996년 12월 31일 자 개정 근로기준법에서는 당시 동법 제27조의2 제1항에서 “사용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계속되는 경영의 악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과 기술혁신 또는 업종의 전환 등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동조 제2항에서 다시 “계속되는 경영악화로 인한 사업의 양도·합병·인수의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1997년 3월, 기존의 근로기준법을 폐지하고 다시 제정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은 제31조 제1항에서 다만 “사용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라고만 적고 있을 뿐 이전의 사업의 양도 등과 관련한 규정은 삭제되었으며, 이후 1998년 2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면서 현행법과 같이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라는 제31조 제1항 후단의 규정이 삽입되었다.

사업의 양도·합병·인수가 계속되는 경영악화로 인한 것이라면 당연히 계속되는 경영악화의 경우를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로 적고 있는 전항의 규정에 포섭되는 것이므로 이는 일종의 예시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1998년 2월 개정 근로기준법은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 기업의 인수·합병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므로 경영악화의 계속 및 현실적 존재 여부와는 관계없이 사업양도 등의 목적이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인정하게 된다.

따라서 현행 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 후단의 규정은 기업 변동시 실시되는 경영해고의 경우 개정전과 비교하여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더 넓게 인정하게 되었다고 보여진다.

2) 합병에 따른 해고 주체의 명확화

현행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은, 원활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 위하여 기업변동 후 신사업주도 경영해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규정한 것이라고 이해하는 견해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업을 양도받는 자는 인수 여력이 있는 자, 즉 경영상태가 양호한 자일 것이므로 기존 판례의 견해에 따를 경우 누적되는 경영적자를 이유로 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인정받기 어려우며, 따라서 양수 후 잉여노동력이 발생되더라도 경영상 해고라는 고용조정방법을 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그 주된 근거로 한다.

(3) 소결

영업의 양수도, 그리고 합병의 경우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영해고를 단행할 수 있도록 현행 근로기준법 상에 미리 명시하여 두고 있다. 이 규정을 통해 합병이 발생하면 이를 계기로 하여 경영해고가 단행될 수 있음은 명확하지만, 여전히 해고관련 법제도의 미비성이 보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1) 합병에 반대하는 근로자의 사직의 자유와 관련하여, 이를 서면요건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는 해지완충의 법리를 예로 하여, 이를 긍정한 바가 있다. 왜냐하면 근로계약의 속성상, 해지의 의사표시는 해지완충의 법리에 지배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근로계약의 당사자라면, 해지의 의사표시를 행함에 있어 매우 신중하고 또한 명확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현행 현재 근로기준법 상의 사용자 해고 서면주의 이외에 사직 역시도 서면주의를 취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근로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규정을 근기법에 두는 것은 체계정합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근로자의 사직에 자유에 관한 규제로서 서면주의규정은 – 독일과 마찬가지로 – 민법 상 고용계약에 있어 해지의 자유 영역에 새롭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민법 상 해지형식으로서 서면주의를 규정하여 두면, 현행 근기법 상의 해고서면주의 규정도 삭제가능하다. 왜냐하면 노동법 상 별도의 규정이 없더라도 해지는 서면으로 하게 되는 한, 사직이든, 해고이든 이를 서면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의 개정을 통해 그 입법체계가 매우 정교해 질 수 있다.

(2) 두 번째로 경영해고에 있어 그 대상자의 선정기준에 대한 해석론이 변화되어야 한다. 소위 합리적 기준에 관한 논의가 바로 그것이다. 합병을 통해 경영해고를 단행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그 대상자 선정의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