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의 자유와 법적인 제한

0
273

합병의 자유와 제한

(1) 종류가 다른 회사 간의 합병

회사는 다른 종류의 회사와도 합병을 할 수 있지만, 합병당사회사가 주식회사이거나 유한회사일 때에는 합병에 대한 제한이 있다. 즉 합병당사회사 중 일방 또는 쌍방이 주식회사나 유한회사인 때에는 합병 후 존속하는 회사 또는 신설되는 회사는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이어야 한다(상법 제174조 제2항). 그 이유는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가 합병하여 합명회사 또는 합자회사로 신설되거나 존속함으로써 주주 또는 사원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있다.

주식회사와 유한회사가 합병을 하는 경우 법원의 인가를 얻지 아니하면 주식회사를 신설회사 또는 존속회사로 하지 못하고, 주식회사가 사채를 상환하기 전에는 유한회사를 신설회사또는 존속회사로 하지 못한다(상법 제600조 제1항과 제2항). 이는 유한회사에 인정되는 사원의 자본전보책임(상법 제551조 및 제593조)을 합병을 통해 회피하거나, 사채를 발행할 수 없는 유한회사가 합병에 의해 사채상환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2) 청산중의 회사 등의 합병

해산 후 청산 중에 있는 회사도 청산이 종결(주주총회에 의한 결산보고서의 승인)되기 전까지는 합병할 수 있으나 반드시 존립중의 회사를 존속회사로 하여야 한다(상법 제174조 제3항). 파산절차 중인 회사는 파산재단의 관리‧처분권한이 파산관재인에게 전속하여(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4조) 주주총회가 합병승인결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합병할 수 없다. 그러나 회사정리절차 또는 갱생절차 중인 회사는 정리절차 또는 갱생절차에 의하여 합병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71조, 제210조 및 제211조).

(3) 채무초과회사의 합병 또는 무증자합병

존속회사가 자본(금)을 증가시키지 않는 합병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다툼이 있었다. 존속회사가 합병대가로 교부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기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신주를 발행할 필요가 없고, 존속회사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경우에는 합병신주를 배정할 수도 있다는 견해와 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었다. 금전교부합병(교부금합병) 또는 현물제공합병이 허용되는 개정 상법에서는 무증자합병이 당연히 발생하게 되고, 채무초과회사를 소멸회사로 할 경우에는 이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합병의 본질을 인격의 합일로 보는 한 무증자합병은 자연스럽게 인정된다고 본다. 실제 무증자합병의 사례가 있으며, 등기실무도 가능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존속회사가 해산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주식에 배정되는 존속회사의 주식은 자기주식에 해당하여 취득이 금지된다고 볼 여지도 있고, 해산회사가 자기주식을 소유하는 경우 그 주식에 대해 존속회사의 주식을 발행하게 되면 해산회사가 청산절차 없이 소멸하는 합병의 성질상에 반하게 되는 점을 생각한다면 무증자합병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채무초과상태에 있는 물적회사의 경우에는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법령상 인정하거나 사원권이 희석되는 다른 합병당사회사의 사원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원권 보호의 관점에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하고, 대법원도 채무초과회사를 해산회사로 하는 합병을 불허하고 있다고 한다.

(4) 기타 법령상의 제한 또는 규제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합병은 영업양도 등과 마찬가지로 허용되지 않는다(독점규제법 제7조 제1항). 대규모 회사가 합병 등 기업결합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은 후 30일 이내에 공정거래위원회애 신고하여야 하며 신고 후 30일 이 경과할 때까지는 합병등기, 영업양수의 이행행위 등을 할 수 없다(독점규제법 제7조 제1항, 제12조 제6항).

특정한 업종을 영위하는 법인간의 합병 등에 대해서는 주무관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예컨대 주권상장법인이 다른 법인과 합병, 여업양수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분할 또는 분할합병을 하는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과 방법 등의 기준에 따라야 하고,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65조의4, 제417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