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에 따른 단체협약의 승계 여부

합병에 따른 단체협약의 승계 여부

이를 위해서는 우선 협약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지위가 존속될 것이 요구된다. 노동조합의 존속을 인정하는 대부분의 견해가 단체협약의 승계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사업(영업)양도는 상법상으로 보면 합병과는 별개의 제도이지만, 근로관계 및 단체협약의 승계라는 노동법적 관점에서 보면 근로관계가 유지된 채로 기업주체의 변경을 초래하는 데 그치므로, 이를 달리 볼 이유는 없다고 한다.

다른 한편 영업양도와는 달리 합병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 견해는 합병의 경우, 피합병회사의 법인격이 합병회사로 통합·흡수됨으로써 피합병회사가 가지고 있던 모든 권리·의무가 합병회사로 포괄승계되는데, 사업양도는 새로운 사업주가 근로관계상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하여 사용자의 법적 지위를 갖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본다. 따라서 영업의 전부 양도 시 발생하는 포괄승계의 효과가 단체협약이라는 집단법적 관계까지 포괄하는 것은 아니며, 협약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양수인에게 당연히 승계될 수 없다고 한다.

합병의 경우에는 단체협약의 승계를 인정하면서도 사업양도의 경우에는 이를 부정하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는 사업 양도 시 근로관계의 포괄승계 법리는 근로관계상의 사용자의 지위만을 양수인에게 강제시키는 것일 뿐, 집단적 노사관계에서의 단체협약 당사자의 지위를 양수인에게 당연히 강제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근로관계의 포괄승계를 통해 보호하려는 것은 근로관계의 존속 보호이며, 단체협약의 승계를 논의하는 목적은 협약을 통해 보장되는 임금 등 근로조건이 협약의 승계를 통해 사업양도 후에도 계속 유지 및 보호될 수 있는가 하는 측면임을 그 근거로 한다.

  1. 판례의 태도

종래 회사의 합병시 단체협약이 승계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판단한 판례는 없었다. 다만 일부 판례는 판결문 중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경우에는 종전의 근로계약상의 지위가 그대로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합병 당시 취업규칙의 개정이나 단체협약의 체결 등을 통하여 합병 후 근로자들의 근로관계의 내용을 단일화하기로 변경‧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없는 한 합병 후 존속회사나 신설회사는 소멸회사에 근무하던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관계에 관하여 종전과 같은 내용으로 승계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사업양도와 관련해서는 사업의 일부가 이전된 경우 해고절차가 문제된 사안에서 위 판례와 동일한 취지로 판단한 판례가 있다. 요컨대 근로관계가 동일한 이상 단체협약의 효력은 당연히 영업양도 경우에 승계된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의 경우에도 승계된다.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이나 채무적 부분을 가릴 것이 없이 노동조합과 근로자에 대한 합병회사의 권리의무로 승계된다고 본다. 다만 합병 후에 노동조합이 소멸된 경우라도 규범적 효력만은 근로관계의 내용으로 이미 화체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근로조건은 그대로 승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