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 관련 법제도 현황

채권추심 관련 법제도 현황

채권추심이란 채권자가 직접 채권을 행사하거나 또는 채권추심업자가 채권자의 위임을 받아서 채무자에 대한 재산조사, 변제의 촉구 또는 채무자로부터의 변제금 수령을 통하여 채권자를 대신하여 채권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채권추심은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이다. 만약 채무자가 변제기의 도과 후 채무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채권자는 부득이하게 채무이행을 촉구하게 된다. 그래도 채무자가 변제를 하지 않는다면,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판결이 확정된 후 민사집행절차에 따라 채무자의 재산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압류-환가-만족의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채권자가 채무이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채권자는 – 가령 그가 보통의 시민인 경우 – 채무자에 대한 불신과 자신의 정당한 권리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 결과 채무자에 대한 행위가 다소 예의에 어긋나더라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제3자에게 채권추심을 부탁하기도 한다. 제3자에게 채권추심을 부탁하는 경우, 과거에는 민사채권에 관해서는 변호사 이외에 채권추심회사에게 채권추심을 위탁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으나, 2009년부터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판결 등에 따라 권원(權原)이 인정된 민사채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채권”도 채권추심회사에 채권추심의 위탁이 허용되고 있다.

채권자가 보통의 시민이 아니라 대부업체, 은행 등과 같은 금융회사인 경우에는 채권추심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아무래도 일반인 채권자보다 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채권추심의 효과는 크겠지만, 그와 함께 채무자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 또한 더 크다.

채권자나 채권추심회사가 불공정한 채권추심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로서 2009년 이전까지는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서 폭행, 협박, 허위 사실 공지, 반복적인 심야 방문 등의 행위를 금지하였고, 금융감독원에서는 채권추심업무 모범규준을 배포하여 보다 구체적인 행위 유형들을 예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에서 행해지는 교묘하고도 다양한 채권추심행위들은 여러 법령으로도 완전히 규제되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은 등록된 대부업자에게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었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역시 신용정보업자 및 채권회수업자에게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은 보증채무의 경우에만 적용되었다.

결국 정부와 국회는 불공정한 채권추심을 방지하기 위하여, 대부업자나 채권추심회사와 같은 전문적인 업체뿐만 아니라 금전을 대여한 일반채권자를 포함하고, 이들을 위하여 고용․위임․도급 등에 의해 채권추심을 하는 자도 포함하는 한편,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는 것인지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채권추심에 관한 일반법 제정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09년 2월 6일 법률 제9418호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약칭: 채권추심법) 이 제정되었고, 2012년과 2014년에 일부 개정을 거치면서 채권추심에 관한 기본법으로서 지금까지 기능하고 있다.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채권추심행위에 대한 문제 인식은 전세계적으로 공통하지만, 그것을 입법을 통해 해결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영국의 경우 법률이 아니라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의 「소비자신용자료집」(Consumer Credit Sourcebook)에서 채권의 공정한 추심을 규율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채권추심에 관한 기본법은 없고 「채권관리회수업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있는데, 이 법률은 변호사법의 특례로서 채권회수회사가 업으로서 특정금전채권의 관리 및 회수를 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채권회수회사에 관하여 필요한 규제를 행하여 그 업무의 적정한 운영의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불공정한 채권추심행위의 금지에 관한 일종의 기본법을 만든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미국은 연방법인 소비자신용보호법(CCPA: Consumer Credit Protection Act) Subchapter Ⅵ인 공정채권추심관행법(FDCPA: Fair Debt Collection Practices Act)을 통해서 불공정한 채권추심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채권추심법은 불법적 채권추심행위의 다양한 유형들을 담고 있는 미국의 공정채권추심관행법(FDCPA)을 모델로 한 것이다. 미국의 신용정보업과 채권회수업은 전세계 신용정보관련 산업의 벤치마크 대상이다. 미국에서 신용정보관련 산업이 발전하게 된 이유는 지리적 요인 및 경영 환경과 함께 실용주의적 사고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용주의 사고에 기반하고 있는 미국은 유럽의 국가보다 경제적 효율성을 강조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데, 신용정보와 관련된 정책적 입장도 이러한 전통을 따라 공리주의적 효율성을 지향하고 있다. 민간의 상업적 입장 또한 실용주의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부실채무자에 대한 적극적인 갱생노력을 통하여 채권 회수를 극대화하는 것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공리주의적 효율성의 달성을 추구한다.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채권자(금융기관 등)를 중심으로 신용정보가 광범위하게 축적되고 이들의 신용정보 활용을 보조하는 산업이 자생적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미국의 신용정보산업에 대한 시각은 소비자의 사생활은 최대한 보호하되 여타 산업적인 규제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따라, 1960년대 이래 법률적으로 체계화되었고, 이러한 미국의 시각은 신용정보산업의 후발국가인 유럽의 대륙국가나 아시아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벤치마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