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양도와 근로관계 승계

  1. 영업양도와 관련 사례: 삼미특수강 사건

전술한 바와 같이 영업양도는 개념상 영업용재산 또는 자산인수와 구별된다. 이러한 개념 구별이 노동실무에서 쟁점이 된 것은 영업양도를 회피하고, 자산양도를 통한 근로관계 승계의 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 노동법 실무와 학계에 가장 영향을 미친 사건이 바로 삼미특수강사건이다.

삼미특수강사건이 제기한 문제는 영업양도를 어떠한 기준에 따라 판단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판례는 근로관계의 승계를 초래하는 영업양도의 의의에 대하여 일관하여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총체, 즉 물적‧인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요컨대 근로관계가 승계되기 위해서는 물적 동일성과 인적 동일성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여기에서 물적·인적 동일성은 사회통념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판단된다. 사실 인적‧물적 동일성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개별적인 어느 하나의 표지만으로 판단되어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예컨대 사업양도가 문제된 사업장의 사업의 종류나 규모 혹은 분야도 물적 동일성과 인적 동일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일반제조업종의 경우, 생산설비의 첨단성이 중요하고, 그 설비를 운용하는 주체로서 인력은 그 능력이나 내용이 차별화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누가 일을 하더라도 해당 생산품은 기계설비를 통해 일정한 규격으로 생산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영업의 양도가 발생하는 경우에 소위 영업의 양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물적 동일성이고, 인적 동일성은 어느 정도 완화되어 판단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인적 서비스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서비스사업에서는 사업의 성격상 작업의 숙련도라든지 운영인력의 노하우 등이 중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한 인력이 상당한 범위에서 승계되어야 비로소 인적 동일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인적 동일성의 유지라는 기준은 근로관계승계의 요건으로서의 영업양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핵심적 요소로 보기는 어렵다.

법원은, 영업의 양도로서의 적격성을 갖추었는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지적을 한 바 있다. 즉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컨대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는 되지 않는 반면에, 그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기만 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