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영역에서의 영업양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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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영역에서의 영업양도 문제

가) 사업의 개념

노동법 분야에서는 영업이라는 표현 대신에 ‘사업’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11조 및 제98조 등). 사업이 영업과는 어떻게 다른지 분명하지 않는데, 학설은 사업의 개념을 ‘물적·정신적 요소를 사업주가 단독으로 혹은 공동으로 근로자와 협력하여 일정한 노동기술적인 목적을 계속적으로 추구하는 조직적인 통일체’ 또는 ‘사용자가 근로자와 함께 물적·비물질적 생산수단을 사용하여 노동기술적 목적을 계속적으로 추구하는 조직적인 통일체’ 등으로 이해하고 있다. 상법상의 영업 개념과 비교해 볼 때, 사업 개념은 인적 요소인 근로자를 포함하여 영업 또는 기업에 편입되어 있는 근로관계를 영업에 불가분적으로 결부된 것으로 파악한다는 점, 사업은 그 목적, 허가유무, 업종 등을 불문하므로 영리목적의 기업은 물론 비영리 또는 공익의 사업이라도 무방하고 법령상의 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금지된 경우도 사업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나) 영업양도와 사업양도

영업양도와 관련된 상법상의 다툼은 양도인과 거래한 제3자가 양도인에 대한 채권을 양수인에 대하여 청구한 사안이나 양도인이 양수인에 대하여 영업을 양도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상호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이 대부분이다. 반면 영업양도가 노동법적으로 문제되는 경우는 그 과정에서 근로관계의 승계가 배제된 근로자가 ‘해고무효확인’ 또는 ‘근로관계존속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이므로 당연히 그 개념을 파악함에 있어서 인적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노동법상 영업양도가 문제되는 사안에서 대법원은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법원은 상법상의 영업양도와 노동법상의 영업양도의 개념을 파악함에 있어서 인적 조직, 즉 근로관계의 포함 여부에 관하여 달리 평가하고 있다. 즉 대법원은 노동법상의 영업양도에 관하여서는 영업의 개념 자체에 물적 조직뿐만 아니라 인적 조직이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그에 따라 상법상의 영업양도와는 달리 인적 조직의 동일성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종래의 대법원 판례가 상법상 영업양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인적 요소인 근로자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는 영업양도의 개념에 근로관계와 관련된 인적 요소를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근로관계의 문제는 상법이 아닌 노동법의 영역에 해당되기 때문에 인적요소를 판단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에 착안하여 노동법의 영역에서는 판례가 근로관계의 승계라는 노동법상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영업양도의 개념에 인적 요소를 고려하는 태도 및 ‘사업’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 노동관련법의 규정을 근거로 노동법 분야에서는 상법상의 ‘영업양도’ 대신에 인적 요소를 포함시키는 ‘사업양도’의 개념을 별도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실제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영업양도와 사업양도의 용어 차이는 상법과 노동법의 보호대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이고, 대법원 판례는 노동법상의 영업양도와 마찬가지로 상법상의 영엽양도에서도 점차 영업의 개념 자체에 물적 조직뿐만 아니라 인적 조직이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양도를 영업양도와 구별하여 그 요건이나 효과에 차이를 두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므로 ‘인적 요소’의 판단은 이미 성립한 영업양도에 대하여 근로관계 승계라는 효과를 부여하기 위한 ‘사후적 요건’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지, 이를 영업양도의 개념에 포함시켜 그 성립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