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의 장점과 특성 1

기술금융의 특성

기술금융은 일반적인 금융과는 다르게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1) 정보의 비대칭성

정보의 비대칭성은 거래 당사자간 정보의 양이 상이한 상태를 의미하며, 금융시장에 있어서는 기업의 상황 및 가치에 대해 우월한 정보를 가진 경영자가 상대적으로 정보가 적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자 함에 따라 정보의 비대칭성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금융거래에 있어서 정보의 비대칭성은 역선택의 문제와 도덕적 해이의 문제를 야기시킨다.

금융시장에 있어서 역선택의 문제는 어떤 기업이 우수한 기업인지를 구별하기 어려울 때 발생한다. 투자대상 기업을 차별화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차별화를 위한 선별비용이 지나치게 높으면, 역선택의 문제는 여전히 발생할 것이다. 투자대상 기업의 차별화가 어려울 경우 투자자들은 우수하지 않은 기업에 자금을 공급함에 따른 손실에 대비하여 더 높은 수익률이나 이자율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유망한 기업들은 오히려 자금조달을 포기하고 위험성이 높은 투자계획을 가진 기업만 자금을 수요하는 레몬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도덕적 해이는 자금공급을 한 후에 나타나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다. 조달한 자금을 원래의 자금조달 목적과 상관없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낭비적인 지출에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자금의 소유자와 관리자가 분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주인-대리인 관계에 따른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도덕적 해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금운용을 감시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면 되지만, 이 역시 완벽한 감시에는 지나치게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는 금융시장에서 자금의 공급이 최적 규모에 비해 과소하게 이루어지는 시장실패를 가져온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시장실패는 금융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투자대상이 벤처기업과 같은 기술개발 중심의 초기기업인 경우나 중견기업이라 하더라도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의 경우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비용구조가 비교적 잘 알려진 생산설비 투자와는 달리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의 경우에는 성공 가능성, 자금 소요액, 지출의 필요성 등에 있어서 투자자와 기업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더욱 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 있어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시장실패의 가능성이 일반 기업활동을 위한 자금조달에 비해 더욱 높다.

(2) 불확실성

금융기관들은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데에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기피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위험이란 원하지 않는 상황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이란 발생할 수 있는 대체적인 상황들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음을 의미한다. 두 개념의 차이는 위험은 약간의 오차를 두고 사전에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불확실성은 그렇지 못하다.

예를 들어, 주택복권이 당첨될 확률은 정확하게 계산될 수 있다. 그러나 필립스사가 컴팩트디스크(CD)를 개발하지 못할 가능성이나 미국의 과학계가 마이크로 칩을 발명하지 못할 가능성을 사전에 논의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하겠다.

기술개발과정에는 금융시장이 평가하고 관리할 수 없는 불확실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기술개발 자체의 성공여부의 예측도 힘들지만 기술개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를 제품화한 후 시장에서의 수요가 확보되어야 수익으로 연결되는데, 이 경우 잠재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상황의 불확실성을 평가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사실 위험관리는 오늘날 전통적인 자금중개보다도 더 중요한 금융기관의 역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은 자신이 평가하고 관리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기피하며, 따라서 불확실성이 수반되기 마련인 기술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은 최적수준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3) 자산의 성격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이 건물, 토지 등의 유형자산이라면 좀 더 용이하게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유형자산을 충분히 보유한 기업은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가진 유형자산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이 실패하는 경우, 투자된 자금을 보상받을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미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거나 조달된 자금을 대부분 유형자산에 투자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이 용이할 것이다. 역선택과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발견한 후에도, 유형자산의 매각을 통해 사후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유형자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못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기술개발 중심의 기업이 보유한 유형자산은 대부분 기술개발에 특정한 또는 기업에 특정한 자산이기 때문에 기업이 부도날 경우 처분가치가 매우 낮다. 여기에 기술지식에 기초하여 이를 사업화하려는 첨단산업의 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애로요인이 존재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기술개발 중심의 벤처기업들은 유형자산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의 대부분의 자산은 지식, 특허 등 무형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이들 기업들은 물적 담보를 요구하는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가 없다. 조달된 자금으로 생산설비와 같은 유형자산에 투자할 경우에는 투자가 실패하더라도 설비를 처분하여 투자의 일부는 회수할 수 있지만, 기술개발 투자의 경우에는 기술개발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