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조제도에서 재산기준 설정 방식

0
219

공공부조제도에서 재산기준을 고려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소위 ‘cut-off 방식’과 ‘재산의 소득환산 방식’이다. 두 방식은 각기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양 방식에 대한 지지자들도 갈라진다. 각각의 논거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cut-off 방식’이란 소득기준과 재산기준을 각각 두고, 개별가구의 소득과 재산이 각각의 기준이하일 경우 수급자로 선정하는 체계를 말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의 대부분 복지국가들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동 방식의 장점은 제도가 단순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유량(flow)인 소득과 저량(stock)인 재산을 하나의 척도로 통일하여야 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만약, 동일 척도로 통합 한다면, 저량(stock)인 재산을 유량으로 환산(commensurability)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최저생계비가 유량이기 때문이다. 즉, 단일 개념의 개별가구 능력을 보여주는 종합지표(예, 소득인정액)는 객관적인 기준인 최저생계비와 동일차원이어야 만이 비교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량인 재산을 유량인 소득으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재산의 환산율’이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적정 환산율, 특히 재산의 종류별 환산율 산정이 어렵다.

그 이유는 재산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종류별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공부조제도의 목적, 지향하여야 하는 방향성 등과 관련하여 재산을 단순하게 구분해 보아도 복잡하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공공부조제도에서 적용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일반재산, 금융재산, 승용차로 구분할 수 있다. 최저생활이라는 관점에서는 필수재산과 비필수 재산으로도 구분될 수 있다. 그리고 일부재산은 소득이 창출되는 재산(예, 전답, 예금, 월세준 주택)이고, 그렇지 않고 효용(utility)만 향유할 수 있는 재산도 있다. 또한 외국의 공공부조제도 처럼 주거용 재산과 비 주거용 재산으로도 구분할 필요도 있다. 일부 재산은 사용권만 있는 재산(예, 보증금)인 반면, 대부분의 재산은 사용권뿐만 아니라 매도권이 있는 재산이다. 마지막으로 근로유인(work incentive)과 관련이 있는 재산(예, 전답)과 관련 없는 재산(예, 나대지)으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다양한 재산 중 ‘cut-off 방식’을 선호하는 학자들은 효용(utility)만 있는 재산을 무리하게 소득으로 환산하는 ‘재산의 소득환산방식’을 논리적 결함이 있는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전세보증금의 경우 집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그것을 누릴 수 있는 효용만 있는 재산이다. 이를 무리하게 소득으로 환산한다는 것이 논리적 비약이라는 것이다. 이 비판에 대해서는 ‘재산의 소득환산방식’을 지지하는 학자들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발달된 경제학에서도 효용을 가격이나 소득으로 완전하게 환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재산의 소득환산 방식’은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함으로써 개별가구의 능력을 하나의 지표(예, 소득인정액)로 통일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동 방식에는 재산기준이라는 개념이 존재할 수 없다. 선정과 급여는 객관적인 최저생계비와 통합된 능력지표(예, 소득인정액)를 비교하여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일 경우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고, 급여는 최저생계비와 소득인정액의 차액으로 계산된다. 재산의 소득환산 방식을 공공부조제도에 적용하고 있는 나라로는 우리나라, 영국, 벨기에, 호주 등이다. 그러나 적용양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소득평가액’과 합산한 ‘소득인정액’을 최저생계비와 비교하여 선정․급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를 제외한 나라(영국, 벨기에, 호주)는 선정에는 적용하지 않고 급여에만 적용하거나, 환산대상 재산을 금융재산으로 국한하거나, 환산은 하되 소득과 합산하지 않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경우 완전한 환산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여타 나라들은 부분적인 환산방식을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