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의 수집과 유통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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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는 다양한 경로와 방법을 통해서 수집된다. 사업자가 소비자 또는 이용자로부터 직접 수집하기도 하지만, 제3자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수집하기도 하고,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구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 사업자들이 어느 하나의 경로나 방법에 의해서만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경로와 방법을 혼용해서 가능한 많은 양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자 한다.

첫째, 사업자들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회원가입 신청을 받을 때, 멤버십카드(마일리지카드) 신청을 받을 때, 명의를 변경하거나 이전할 때, 상담을 받거나 애프터서비스 신청시에 고객 또는 대리인으로부터 직접 수집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사업자들이 상품판매, 회원가입, 각종 마케팅활동, 고객상담, 애프터서비스 등 거의 모든 단계의 업무를 콜센터 등에 아웃소싱하고 있어 사업자가 고객의 개인정보를 직접 수집하는 사례는 크게 줄어들고 수탁회사를 통해서 수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정보 수집에는 보통 신청서 또는 계약서와 같은 서면이 이용되기도 하지만 인터넷(홈페이지), 전자우편, 전화, 팩스, 명함수집 등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둘째, 다른 회사와 고객정보 공동활용 계약을 체결하고 제휴회사 상호간에 수집한 개인정보를 주고받는 방법이다. 다수의 사업자가 서로 개인정보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일방이 여러 사업자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또 계열사, 협력회사 등이 상품판매나 회원가입시 수집하는 개인정보를 자사가 아닌 지주회사에게 제공하게 하고 해당 정보를 모든 계열사 등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자주 이용된다.

이 경우 사업자는 보통 신상품 안내를 위해 또는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제3자(제휴․협력회사)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표시하고 제3자 제공에 대한 고객의 동의를 받거나 아예 아무런 동의절차 없이 개인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동의를 받을 때 제3자가 특정되어 있기도 하지만 일부 사업자들은 제3자를 특정하지 않고 막연하게 ‘제휴회사’, ‘계열사’ 등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은행들조차도 각종 자회사․계열사를 설립해 은행고객의 개인신용정보를 마케팅에 공동 활용하고 있다.

셋째, 상품 또는 서비스의 구성을 다수의 사업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사업자는 다른 사업자들과 서비스제휴, 공동마케팅 등의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경우 사업자들이 계약 이행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개인정보를 공동으로 이용하거나 제공할 수밖에 없게 된다.

구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이와 같은 경우에는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이나 목적외 이용에 대해서 소비자 또는 이용자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었지만 현행 「정보통신망법」에서는 계약이행을 위한 경우에도 경제적 또는 기술적으로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만 동의가 면제되기 때문에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조차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또는 목적외 이용에 대해서 동의를 받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이다. 소비자 또는 이용자는 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동의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 동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불필요한 규제에 불과하다. 공동으로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간에 개인정보가 공동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고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넷째, 경품제공, 할인권추첨, 마일리지제공, 무료입장권 등 신규 고객을 유치․유인하기 위한 각종 이벤트 행사를 개최하여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흔히 이벤트행사 전문업체에 이벤트 행사를 위탁하고 이벤트 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벤트 행사를 위해 사업자는 신문광고는 물론, 전자우편을 이용한 이메일 광고, 인터넷 배너광고, 인터넷 팝업광고, 휴대전화 문자광고, 우편엽서, 응모권 등의 방법이 활용된다. 이 경우 경품 응모자에게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사실 및 수집·이용 목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리지 않고 경품제공 행사라는 사실만 강조함으로써 소비자 또는 이용자의 불만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이벤트를 대행한 사업자가 수집한 개인정보를 다른 용도로 유용하거나 다른 사업자에게 판매하기도 해 문제가 발생한다.

다섯째, 닷컴 기업이 늘면서 기업의 인수, 합병, 분할 등의 방법에 의한 개인정보 수집도 늘고 있다.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닷컴 기업을 인수하거나 회원제 기반의 닷컴 기업을 수개의 회사로 분할하여 분할 전에 수집했던 개인정보를 여러 기업이 공유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기업의 인수․합병․분할로 인해 인수․합병․분할 전의 기업이 원래 보유하고 있던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은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밖에 없게 된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을 엄격히 해석할 경우 인수․합병․분할로 인해 이용 목적이 확대되면 사업자는 당연히 소비자 또는 이용자에게 목적 외 이용 동의를 받아야 하고, 사업 분할로 인해 소비자 또는 이용자가 거래하였던 원래의 거래 목적과 다른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게 개인정보가 이전할 때에는 제3자 제공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예컨대 A기업이 3개의 영업부문을 두고 극장(영화)사업과 출판사업(월간지 발간) 그리고 온라인쇼핑몰사업을 수행해 오다 그것을 3개의 기업으로 분할하기로 한 경우 극장예매회원의 개인정보를 출판사업자나 온라인쇼핑몰사업자에게 이전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에는 소비자 또는 이용자로부터 제3자 제공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목적외 이용이나 제3자 제공에 대한 동의를 받고 있지 아니하여 기업의 인수․합병․분할이 고객 개인정보의 집단적 인 매매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여섯째, 공개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기업 및 공공기관의 임직원전화번호부, 한국전화번호부(주)가 발행하는 전화가입자 전화번호부, 동창회 명부, 각종 동호회 명부, 신문․잡지 기사 및 방송 보도, 각종 출판물, 공공기관에서 일반 대중에게 발행하는 각종 증명서․대장․등본, 문중의 족보, 포털․미니홈피․블로그․게시판 등에 공개된 개인정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렇게 공개된 개인정보 중에는 정보주체인 본인이나 공공기관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개한 것이 있는가 하면, 불법적으로 또는 과실에 의해서 공개되어서는 아니 될 개인정보가 공개된 경우도 있다. 또 적법하게 공개된 개인정보라고 하더라도 개인정보를 공개한 본인이나 기관․단체가 본래 의도한 공개 목적과 달리 개인정보가 수집․이용되는 경우도 많아 공개된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일곱째, 서비스이용 또는 업무처리 과정에서 생성정보 자동 수집 툴이나 추적 장치를 통한 개인정보의 수집이다. 쿠기정보(이름, 주민등록번호, 접속IP,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 등), IP주소, 인터넷접속 정보(방문사이트, 검색정보, 방문횟수, 방문시간 등), 신용카드 사용내역(구매금액, 구매장소, 구매시간, 구매물품 등), 교통카드 사용내역(이용거리, 승하차지역, 환승지역, 일일 또는 월평균 이용횟수 등), 거래내역(좋아하는 색상, 크기, 치수, 주소, 쇼핑성향, 구매금액 등), 도서대출카드에 의한 도서 및 비디오물의 대출내역, CC카메라 녹화정보, RFID가 내장된 신분카드의 입출내역, 바코드․RFID 등이 내장된 상품정보 등이 주요 수집․분석 대상이다.

이와 같이 기계적인 방법으로 수집된 개인정보는 소비자나 이용자가 이를 인식하기 어렵고, 장기간에 걸쳐 수집․분석이 반복될 경우 개인의 사상, 신념, 라이프스타일, 취미까지도 분석이 가능하여 사생활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런 정보를 실명으로 수집․관리할 때에는 적절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암시장 등을 통한 불법적인 수집이다. 해킹에 의해서 불법적으로 유출해 간 개인정보, 내부직원이 불법적으로 다운로드 받은 개인정보, 콜센터․수탁회사․대리점․모집인 등이 불법적으로 빼돌린 개인정보, 임의로 생성하거나 불법적으로 복사한 주민등록번호․전화번호․전자우편주소 등을 사고파는 개인정보거래 암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영리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업-이른바 DB마케팅사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나 개인이 암시장을 통해서 필요한 개인정보를 조달하는 경우가 많으며, 1회에 거래되는 개인정보의 양이 1,000만명 분을 상회할 정도로 거래규모가 커서 지하시장의 규모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더 나아가 편법적인 방법의 개인정보 수집과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개인정보의 활용 가치가 높아지면서 각종 유익한 정보제공을 통해 커뮤니티 회원을 모집한 후 사이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회원이 확대되면 해당 커뮤니티 사이트를 영리목적으로 이용하거나 영리 사업자에게 넘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